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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마음이 어느정도 성장했기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오픈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여러분들이 보시기엔 제가 한 때 잘나갔던 아역배우로만 생각하실 수 있는데, 그 속에는 여러분이 잘 알지못하는 사연이나 그런것들이 참 많았단 말이죠.

지금 들려드릴 이야기는 저도 이런 경험을 통해서 성장하였다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저는 외동딸이에요.
저는 외동딸이여서 싸가지없게 자란게 아니라
식사예절부터 시작해서 어른들께 깍듯하게 예의바른 아이로
부모님이 어릴 때 부터 교육 하셨어요.


 

유학도 쉽게 보내주셨으니 원래는 집에 돈이 좀 있었겠죠.
유학을 돌아오게된 이유는 간단해요. 돈이 없으니까였어요.
아빠의 사업이 너무너무많이 힘들어져서
단 하루도 그쪽(뉴질랜드)유학을 지원해주기 어려워서
한국에 급하게 돌아오게 되었어요.

 

(뉴질랜드에서 한국으로 급하게 돌아왔을 때 당시 상황 설명중)
뉴질랜드에서 아침비행기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
부모님께서 나오시지않으셨더라구요.
콜렉트콜로 전화해서 엄마가 급하게 저를 픽업하러 오셨어요.

 

집에 도착했을 때는 크게 충격을 받았어요.
그당시 제가 14살이였고 중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거든요.

(그 전에는) 꽤 괜찮은 아파트에 살고있었고,
아빠는 공장의 직원이 2-300명 될정도로
젊은나이에 성공한 사업가셨는데

도착한 집은 엄청엄청 시골에 오르막길에 있는
빨간벽돌로 지어진 집의 반지하집이였어요.

 

부모님은 저에게 그런 상황인지 말씀 안하셨어요.
집 딱 들어갔더니 꼴이 개판인거에요.
(제 생각에는) 엄마아빠께서 그당시 우울증을 겪으셨던거같아요.
왜냐면 너무너무 사업이 갑자기 고꾸라졌기때문에...
또 왜이런 추측을 하냐면 그당시 집안이 많이 더러웠어요.
쇼파를 쓸면 먼지가 나오고 그랬기때문에...


부모님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주무시고
저는 비행기에서 많이 잤기때문에 그 상황을 보고있는데
받아들여지지가 않더라구요....

 

나는 그동안 내가 '갖고싶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을 만큼 풍족하게 살았었는데
저에게는 상당히 충격적인 모습이였어요.

제가 집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했던 일은 청소였어요.
부모님이 주무실 때 짐도풀고 온집안의 먼지를 쓸고닦고했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그쪽 동네가 시골이다보니까
부모님께서는 저를 주소지 이전을 해서
시내에서 중학교를 다니게 해주셨어요.

 

집이랑 학교랑 거리가 있다보니까 좌석버스를 탔어야했어요.
버스를 타고도 40분정도를 가야했던걸로 기억하는데
근데 저는 그게 너무 부끄러운거에요.
왜냐면 그 좌석버를 탄다는 것은
그 시골동네에 산다는걸 의미하기때문에
그거를 다른 친구에게 보여주기싫어서
항상 먼 길을 걸어서 학생들이 보이지않는
정류장에서 좌석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했습니다.

 

보시다시피 중학교 미달이는 미달이의 얼굴이 남아있어요
아직 애기의 얼굴인거죠...
그당시에는 (아직 어린 미달이가) 어찌나 그 버스를 타고 등하교하는게 부끄러웠는지 ....

 

그리고 중학교 2학년이되고 3학년이 되고
뭔가 제 안의 에너지나 갈증 연기에대한 부분이나
사람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부분에 대해 혼자 마음속으로 많이 참았던거같아요.

제가 제 표현을 잘 못했던건 내성적인 성격도 있겠지만
미달이였던 당시 많은 행사를 다니며 제 불편함을 표현하면
어른들께서 팬서비스라 그러면 안된다고하셔서
나는 내가 불편한 상황임에도 그걸 내색하면 안된다고 알아가지고

사춘기때 힘들고 어려웠던 상황을 감추고 숨기기 바빴어요.

 

이 고민이 너무 부끄러워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고
미달이로 놀리는 친구들도 많았기때문에
거기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저혼자만 끙끙 참아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얘기를 했던 것도
부모님은 전혀 알고 계시지 못했어요.

저는 그알에서 (그동안 숨겨왔던 속마음을) 되게 속시원하게 이야기했는데
엄청 자극적으로 내가 미달이라는 캐릭터자체를 원망하고 싫어하는 것처럼 단편적으로 기사가나고 방영이 되었던거죠.
그당시 저를 보호해줄 수 있는 회사나 어떠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극단적으로 표현했던 바도 있고...
왜냐면 집안사정이나 친구들의 놀림으로 인해 속앓이했던 부분은 다 없애고
딱 그렇게만 이야기했으니 대중들은 얼마나 황당했겠어요.
그렇게 귀엽고 발랄했던 미달이가 미달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죽이고싶다고하니...
대중들도 어떻게보면 저를 안타까워하면서도 분노했을 수도 있어요.
 

 

집이 반지하였다고 했잖아요
아버지께서 아예 사업을 중단하셨고,
아버지는 한우물(사업)만 파셨던 분이라서
오죽했으면 제가 부탁을 했어요.

'아빠 운전잘하니까 택시라도 하면 안될까? 대리운전이라도 하면서 우리 생활비 할 수 있잖아.. 우리 너무 힘든데
당분간 사업 일어날 때 까지만 그렇게 하면 안될까?'라고했는데

아버지는 그 자존심을 못버리셨어요.

 

어머니는 사모님소리들으면서
집에 일해주시는 아주머니도 계셨는데
어머니께서도 이제 자존심 다 내려놓으시고
다른집에 청소를 하러 다니셨어요.

 

저는 그때 중2였나 중3이였나..
그런 엄마모습이 너무 가슴아프고 미안해서
방학때는 엄마쉬라고하고 제가 대신 그 아무도 없는집에가서
청소를 하고 걸레질을 했던 기억이 나요

 

집의 상태가 너무 안좋았어요. 그래도 감사하며 살았어요.
왜냐면 비닐하우스에도 갈 수 있는 상황이라 들었거든요.

 

사춘기가 들어서며 반항심이 일기는했지만
나쁜짓을 하면서 돌아다니지않았어요.
왜냐면 미달이가 나쁜짓을해서 경찰서에가면
엄마아빠에게 얼마나 불효인지 생각해서
그렇게 막 일탈하진 못했었고, 그 일탈을 20살 넘기면서 하게된거죠 ㅎㅎ
스무살때 술먹고 클럽다니고 ㅋㅋㅋ 그거 만 천하에 공개됐잖아요

 

암튼 중학교때 그렇게되고 고등학교때 사정이 조금 풀렸어요
그 시골에 나와가지고 제가 다니던 중학교 근처의 아파트에 들어가게되었어요.
거기서 1,2년 보내다가 아버지께서 잠시 떨어져있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을 때 그때가 19살이였고
20살이 되어서 부모님께서 사이가 매우 좋아지셨는데 롱디를 하신거죠..

 

아버지는 공장을 일으켜보시려고 공장에서 생활하시면서
공장을 돌리셨고.. 그때도 수입이 엄청나게 나진 않았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상황은 나아진 상태였어요.
그래서 엄마와 관계가 회복되어질 찰나에
저는 부친상을 갖게된거에요.
거기서 저는 저를 놓기시작했고 제마음대로 살기시작했죠.

 

정말 부끄러움없이 술먹고 다니고...
알콜중독자가됐어요.
아빠돌아가신다음에 몇달간은 집에서 나오지않고 집에서 그렇게
하루하루 술만먹고 보냈던거같아요.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채 소주두병씩먹지않으면
손이 떨리고 잠에 들기 어렵더라구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신게 나의 책임이다라고
생각이 들수밖에 없었던 사건이 있었거든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짜는 정확하게 알지는 못히는데
시체 부패상태를 보고 추측을 했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2,3일만에 경찰에 연락받고 알게된건데

 

2,3일전에...
제가 그때 핸드폰이 두개있었거든요?
하나는 고등학교때부터 썼던 모토로라,
하나는 아이폰3G 그때당시 처음 샀어요.

아빠랑 마지막으로 통화한날,
알던언니집에 친구들이랑 삼삼오오 놀러갔어요.
모여가지고 집에서 뭐 시켜먹고 영화를 보자해가지고
파라노말 액티비티를 보려고 그러고있었는데

 

식사할쯤인가 아빠에게 전화와가지고 받았죠
'여보세요 아빠? 나 지금 ★★언니네인데 저녁시켜먹었어.'
어쩌고저쩌고하는데 아빠가
'목소리듣고싶어서 전화했어. 잘지내지? 아빠가 또 전화할게'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하셨어요.

 

전화를 끊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어요 저희가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아빠한테 전화가 두세통이 더왔더라구요.
근데 그때 영화보고있으니까, 언니들이랑 같이있으니까..
또 파라노말액티비티가 너무 무섭고 조용한 영화자나요..
그래서 그 전화가 오는걸 보고도 안받았거든요.
그리고 콜백을 하지않았어요 제가.

 

이틀인가 삼일뒤에 경찰서에서 문자가왔어요.
김xx씨 사망 보호자 가족확인이필요하다고
김포경찰서에서 문자가 모토로라 번호로 왔더라구요..
그게 새벽 이쯤이였던거 같아요
다급하게 다시 거기로 전화를 걸었죠

 

무슨문자냐 스팸같은데.. 저 지금 이런 문자를 받았는데
아닐수도있으니 진정하시고, 일단은 오셔서 맞는지 확인을 해야한다고 하더라구요..
어디 장례식장 어디에 안치되어있다고 하더라구요.
아빠 공장이 김포시골이여서 가면서 가족들이랑 통화를 했죠.

 

엄마도 말을 떨면서 못하시고 저도 이게 뭘까 이게 사실이 아닐거야 이러면서
온가족들 친척들이 거기로 가고있는 상황에서
제가 제일 먼저 도착을 한거에요...
제가 냉동실에있는 아버지를 직접 확인을 했어요.
이틀넘게 부패되어있는 아빠의 모습을

 

제 자신이 용서가 안되더라고요
제가 그 전화를 안받아서.. 그 전화만 받았더라면 하는 죄책감과
나에대한 원망이 너무 길게 지속이 되었어요.
한 2년 3년정도 방황을 했던 것 같아요.

 

그거를 떨쳐내기까지가 너무 오래걸렸어요 정말..
저와 비슷한 아역배우 생활을 하다가 또 저처럼 아버지를 여의신 선배연기자 언니가 있는데
그언니께서 마음을 다 잡아주셨죠...

 

'성은아 아버지께서는 돌아가셨지만, 엄마는 살아계시잖아. 엄마를 생각해서 산사람은 살고... 앞으로 엄마에게 더 잘해야지. 안좋은 모습을 아빠가 하늘에서 보고싶어하실까? 너가 행복한 모습을 봐야 아빠가 행복하실거야' 하는데...
언니가 경험자이기때문에 그게 제 마음에 와닿더라구요.

 

그래서 그때 주위에서 또 많은 힘이 되어주셨던 분들이
' 성은아 어린나이에 이런 일을 겪었다는게 힘들겠지만, 나중에 너의 친구들이나 지인들의 부모님들이 아프시거나 갑자기 사고를 당해서 하늘나라로 가시게된다면 너야말로 그들에게 진정한 위로가 되줄 수 있을거야. ' 라고 하시더라구요..

 

분명히 안좋은 일들이나 내마음을 아프게했던 일들이
분명히 자양분이 될 것이고 되어왔고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그런 시간들을 거쳐왔으니까... 진정한 위로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고

 

제가 감정이 겪해져서 눈물이 났는데 저는 지금 괜찮아요.
정말 괜찮아요. 지금 행복하게 살고있고,
여러분들과 소통도하고 유튜브도하고,
연기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저 너무 행복합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못했던만큼 엄마에게 잘하려고 노력하고있고요.
이 모습을 보시고 아버지도 분명히 하늘에서 기뻐하시고 계시리라 생각해요.
내가 그 전화를 받지않았더라는 죄책감이 덜어지기까지 정말 오랜기간이 걸렸던거 같아요.
저도 따라 죽고싶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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